본문 바로가기
Design

비전공자도 디자인 '잘' 할 수 있을까?

by Gimye 2022. 9. 17.
반응형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기메입니다. 저는 현재 스타트업에서 디자인 총괄을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클래스 101에서 인디자인 강의를 진행 중이며, 내년 출간 예정인 입문자를 위한 인디자인 책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니어 디자이너 범주에 속해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차나 나이 면에서) 그렇기 때문에 이제 막 디자인을 시작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앞으로 비전공자로 다양한 에이전시에 최종 합격까지 통과한 경험을 풀어보려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공 디자이너와 비전공 디자이너의 차이점, 그리고 약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전공 디자이너의 강점

전공 출신 디자이너와 비전공 디자이너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보는 눈이 있는 선배(선배, 교수님)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가'의 차이가 아닐까합니다.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면 좋은게 뭔지 나쁜게 뭔지 구분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러다보면 본인의 취향에 갇히기가 쉽습니다. 초보에게는 나보다 실력이 검증된 사람들이 내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고, 그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게 바로 전공 출신 디자이너들이 회사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전공 디자이너가 살아남는 법

전공 출신 디자이너가 무조건 더 실력이 좋다?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전공자들도 개인의 노력이나 감각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입니다. 전공자이나 간신히 과제만 내는 사람과, 비전공이여도 개인 시간 쪼개가며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당연 후자의 실력이 더 좋겠죠? 비전공자로 성공하는 것은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전공자들은 2~4년씩 디자인에 관한 것만 공부하다 오는 사람들이니 그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 욕심을 내야합니다. 어짜피 회사에서는 신입 디자이너에게 극적이고 화려한 스킬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기본기와 분석력(혹은 관찰력)을 어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세요. 이 기본기와 관찰력은 곧 감각이 됩니다. 종종 시니어 디자이너 분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는 


 

1. 다양한 디자인 접해보기

기본기가 부족한 것은 당연한 겁니다. 마냥 재밌어보이는 작업만 하기보다는, 내가 부족한 부분이 뭔지 파악하고 그 부분을 보완하는 식으로 작업해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능력치를 오각형으로 만들어두고 차차 뾰족하게 다듬는 거죠. 디자인에 막 입문한 이 시기는 샘플링 시기입니다. '로저 페더러'라는 테니스 선수는 어렸을 때부터 스키, 레슬링, 스케이트, 스쿼시, 핸드볼, 탁구, 축구, 배드민턴 등 아주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고 합니다.(엄청 다양하죠?) 가능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세요. 어느정도 레벨이 올라 왔을 때 나와 가장 잘 맞는 전문 분야를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게다가 디자인의 기본은 어디서나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응용 경험도 쌓을 수 있습니다.

 

2. 목표 정하기

(신입기준) 탑 레벨 대학교 과탑 출신의 실력을 목표로 달리면 당연히 금방 지쳐버립니다. 나는 재능이 없나? 이런 생각에 빨리 포기하기도 하죠. 터무니없는 목표를 잡고 힘겨워하기보다는  '노력을 많이 해야하지만 이룰 수는 있는 목표'를 잡아보라고 제안드리고싶어요.

목표 예시
" 나는 OO 스타일이 좋으니까 레퍼런스 삼아 카피작업을 해보고 내 스타일로 만들어야지" (표절x)
" 가독성이 좋은 편집물 5개를 만들어야지 "
" 적은 돈이라도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클라이언트를 만들어야지 " 

등등 자유롭게 정해보세요. 반드시 커리어와 연관이 있을 필요는 없지만 정량적 목표가 있다면 더욱 좋겠죠?

 

잠깐! 뭐가 뭔지도 모르는데 목표를 잡으려니 너무나 막막하시죠? 레퍼런스는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뭘 어디서부터 배워야하는지 열심히 서치해보지만 머리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하면 좋은 것은 "내가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가?"를 생각해보는거에요. 물론 디자인 분야를 확실히 정하는게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추상적이고 가치적인 목표라도 정해보는 겁니다.

 

디자인 분야 예시 : 편집 디자인, UX UI 디자인, 웹디자인, 브랜딩 디자인, 제품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등등 (각 분야에 따라서 배워야하는 툴은 물론 작업하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가치적 목표 예시 : ESG(친환경), 인권, 동물권, 언론, 의료, 장애 및 재활 등등

 

3. 한 단계 레벨업 하고싶다면

이렇게 작업하다보면 깊이에 대한 갈증이 생깁니다. 슬슬 그럴싸한 디자인을 할 줄 아니 페이를 받고 디자인을 진행하기도  하죠. 그런데 내 디자인이 다른 디자인에 비해 설득력이 없거나, 내 디자인을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 갈증은 자격지심과 열등감으로 변해버립니다. 이 단계를 벗어나고 싶다면 디자인 이론서를 구해 꼼꼼하게 읽어보세요. 간단한 색상, 그리드, 상징 이런 것들은 이전 단계에서 떼고 와야합니다. 이제는 좀 더 깊고 전문적인 서적으로 공부해보는거에요. 디자인 할 때 체계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내 디자인에 근거가 생깁니다. 본인의 디자인을 설명할 수 있고, 다른 디자인을 봤을 때 분석할 수 있는 감각도 생기죠. 감각은 생각보다 차근 차근 쌓아올려야하는 재산입니다. 하루는 이론서를 보고 하루는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세요. 이 전까지는 그냥 내 마음에 드는 레퍼런스만 모았다면 이제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비핸스에서 인정받은 프로젝트) 디자인을 보고 어디가 좋은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작업했는지를 분석하며 레퍼런스를 수집해보세요. 이쯤 되면 슬슬 비전공자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는 희미해지고 실력으로 평가 받게 됩니다. 

 

4. 다양한 기관의 도움을 받아보자

직업 학교, 학원, 온라인 코칭 등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툴을 배우기 위해 가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디자인 툴은 혼자서도 더 빠른 기간에 적은 비용을 투자하여 익힐 수 있습니다. 당장 강의 한 번 보다도 그 강의 이후 혼자 연습해보는 시간이 더 큰 영향을 주죠.  이런 기관, 학원에 간다면 툴 보다도 여러분의 작업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도록 하세요. 레이아웃, 그리드, 기본기에 대한 안목은 실무를 경험해본 선배 디자이너들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가독성, 그리드, 균형, 시각 보정(수치적인 중심이 아닌 시각적인 중심을 찾아 배치하는 것), 배색 등등 경험이 쌓여야 볼 수 있는 것들을 강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수정해보세요. 작업물의 수준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실무에서만 배울 수 있는 작은 팁도 얻을 수 있죠. 많이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경청하세요.

 

종종 온라인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시니어 디자이너 분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디자인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주변을 얼쩡거려보세요. 다양한 곳에 가입하는 것이 어렵다면 소통이 활발한 딱 하나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유튜버 커뮤니티, 카페, 인스타그램, 오픈 톡방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 여성 디자이너 커뮤니티에서 포폴 리뷰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 아주 디테일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력있고 실무에서 활약하는 시니어 분들이 좋았던 부분은 이래서 좋으니 이렇게 발전시켜봐라, 이 부분은 이런게 아쉬우니 이런 공부를 해봐라 등 아주 디테일하게 알려주시는데 이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필을 쓸 줄 아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연필을 쓸 줄 알아야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연필을 쓸 줄 안다고 다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것은 아니죠. 바로 디자인 툴과 디자인 기술 이야기입니다. 초보 디자이너라면 툴에 집착하기 십상이지만 진짜 중요한건 디자인 감각을 익히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어떻게 에이전시 최종 통과까지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반응형

댓글